22세 페미 양지혜, CNN 선정 ‘아시아 변화시킨 청년운동가’

입력 2019-12-26 17:27
양지혜 위티 공동대표. 위티 페이스북 캡처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WeTee)’를 이끄는 20대 여성운동가 양지혜(22)씨가 미국 CNN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아시아 청년운동가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CNN은 25일(현지시간) 대만의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인 웡위칭(24), 지난달 홍콩 노스포인트 지역에서 구의원으로 당성된 조슬린 차우(23), 인도의 환경운동가 리드히마 판데이(12), 미얀마에서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인 아단(Athan) 공동 설립한 예 와이 표 아웅(24)과 함께 양지혜 위티 대표를 ‘올해 아시아에서 변화를 일으킨 청년 운동가 5인’으로 뽑았다.

CNN은 양 대표가 작년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 집회와 청소년 페미니즘 단체를 조직해 한국에서 청소년들에게도 ‘미투’ 운동을 확산시켰다고 평가하고 스쿨 미투 운동 덕분에 여학생들은 매일 교실에서 일어나는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해 비로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CNN은 양 대표가 지난 2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에 한국 스쿨 미투의 현실을 알린 사실도 언급하고, 이런 활동의 결과 교육부에 양성평등 관련 부서가 생기고, 학생들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이 만들어지는 등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또 더많은 학생이 페미니즘 운동에 가담해 가부장적이거나 여성혐오적 태도에 반발하고 있는 등 한국에서 젠더를 둘러싼 문화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학교에서 여학생에게 정숙한 옷차림과 행동을 요구하고, 교사와 남학생들이 여학생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에 분노해 16세 때 페미니즘 활동을 시작했다고 CNN에 밝혔다.

그는 작년 전국 각지의 중·고교 여학생 모임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한 스쿨미투 집회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를 기획했으며 올해 위티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양 대표는 “십대들은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하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이미 어린 세대에서 변화는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