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통령’ 허재(54)가 하지 못한 일을 그의 아들들이 해냈다. 장남 허웅(26·원주 DB)에 이어 차남 허훈(24·부산 KT)까지 프로농구(KBL)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KBL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훈이 총 11만4187표 중 5만104표를 얻어 2019-2020시즌 프로농구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총 24명의 올스타를 선정하는 프로농구 팬 투표는 5일부터 25일까지 3주간 진행됐다.
이로써 허훈은 2015-2016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허웅과 함께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형제가 됐다. 두 선수의 아버지인 허재는 한국 사상 최고의 농구선수로 불리지만 2001년부터 도입된 KBL 올스타 팬 투표에서 단 한번도 1위를 기록한 적이 없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2001-2002시즌부터 9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에 오른 바 있다.
허훈의 이번 올스타 팬투표 1위 등극은 아버지의 후광보다는 본인의 실력으로 일군 성과다. 허훈은 올 시즌 22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16.5득점 7.4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부문 전체 6위이자 국내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어시스트 또한 리그 전체 1위다. 허훈이 17일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KT는 13승 9패로 순항 중이었다. 다행히 허훈은 내년 1월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는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로농구 올스타 팀은 팬투표 1, 2위 선수들이 단장이 돼 그들을 제외한 22명의 올스타 중 11명씩을 뽑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허훈과 함께 올스타 선수들을 선발할 팬투표 2위 자리는 창원 LG의 에이스 가드 김시래(4만5952표)가 차지했다. 전주 KCC의 송교창(4만1535표), 이정현(3만8714표)가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올스타를 배출한 팀은 KCC와 LG로 각 팀당 4명의 선수들이 선발됐다. KCC는 송교창과 이정현에 지난달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이적해 온 라건아와 이대성까지 올스타에 뽑혀 ‘스타 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LG는 김시래 외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 정희재와 김동량이 올스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24명 중 국내 선수가 22명으로 토종 선수들의 강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현대모비스 김국찬의 올스타 선발이 눈길을 끈다. 김국찬은 지난달 11일 KCC와 현대모비스의 4대 2 대형 트레이드 때 현대모비스로 팀을 옮긴 뒤 25일까지 13경기에 나서 경기당 평균 13.2득점을 기록하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