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ㄷ 준비했어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일식집서 겪은 일

입력 2019-12-26 16:41

크리스마스이브에 초밥 코스 요리를 먹으러 갔다가 성희롱을 당한 커플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 네이트판에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스시 오마카세 먹으러 갔다가 성희롱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물에 따르면 작성자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한 초밥 오마카세 가게를 찾았다. 오마카세는 따로 메뉴가 정해져 있지 않고 그날그날 신선한 재료로 셰프가 직접 메뉴를 선정해 요리를 내는 형식을 말한다.

기념일을 맞아 좋았던 분위기는 셰프가 저급한 농담을 건네면서 산산이 조각났다. 셰프는 작성자에게 “ㅋㄷ(키읔 디귿) 준비했어요?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준비했겠죠? ㅋㄷ(키읔 디귿)오늘 같은 날은 준비해야지”라고 말했다. 맥락상 피임 도구인 콘돔을 준비했냐는 의미였다.

이에 작성자는 “저와 남자친구는 순간 너무 놀라서 귀를 의심했고 여러 번 다시 물었다. 기분이 나쁘고 수치스러운 상태라 핸드폰을 하는 척을 하며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셰프는 ‘ㅋㄷ’이 카드였다며 분위기를 무마하려 했다. 그러면서 “혹시 ㅅㅅ은 뭔지 아냐? 삭스 삭스”라고 농담을 이어갔다. 이 역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농담이었다.


작성자는 “솔직히 이 정도면 개그가 아니라 성희롱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며 “저와 제 남자친구, 셰프, 종업원 1명만 있는 상황이라 너무 불편했다. 무서워서 화장실에 가겠다던 남자친구를 말렸다”고 전했다.

게시물에는 같은 가게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 작성자는 “당시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물에 젖어 속옷이 비쳤다”며 “이를 가리자 셰프가 ‘남자친구 보고 좋은 눈요깃거리를 놓쳤네. 빨리 노력하세요. 그래야 저 장막을 걷고 속을 볼 텐데’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셰프는 네이트판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성희롱 발언에 대해 “코미디빅리그에서 개그맨이 했던 개그였다. 만약 이게 성희롱이라면 개그맨 이상준은 국민들한테 성희롱한 건가요?”라고 말했다.

셰프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성희롱이란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농담이 방영된)개그 프로가 15세이상 관람가이고 방송 심의를 거쳤기 때문에 성희롱성 발언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네이트판에 (작성자가) 글을 올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젖은 셔츠를 보고 성희롱했다는 댓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게 상호가 인터넷에 공개돼 피해를 받고 있다”면서 “작성자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다. 환불을 원하면 해주겠다”고 전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