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안전사고’로 번지는 웬디 낙상… ‘재발 방지’ 국민청원도

입력 2019-12-26 16:29
그룹 레드벨벳이 지난 23일 발표한 신곡 'PSYCHO' 뮤비에서 웬디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 웬디는 낙상 사고로 신곡 활동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유튜브 캡쳐

SBS ‘가요대전’에 참석한 아이돌그룹 레드벨벳 멤버 웬디(본명 손승완·24)의 낙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팬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은 SBS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국민청원까지 시작했다.

26일 레드벨벳 공식 팬카페 ‘레베럽’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웬디를 응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팬으로서 어이없다” “부상이 심각한데 가수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 아니냐” 같은 분노 섞인 글도 종종 보였다. 해외 팬들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getwellsoonwendy’(웬디, 훌훌 털고 일어나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웬디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들을 남기고 있다.

해외 팬들이 26일 레드벨벳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웬디를 응원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좌). 레드벨벳 팬카페 '레베럽'에 분노한 팬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우).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SBS의 진심 어린 사과와 웬디 낙상 원인 규명 및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글이 연거푸 게재됐다. 팬클럽 회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청원글은 “‘타 가수분들도 리프트에 문제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또 경호원이 손전등을 비춰두고 거기로 가라 했는데 무대 위에 손전등을 안 올려놔서 바로 떨어졌다’는 말이 SNS상에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BS가 웬디 낙상과 관련해 발표한 사과문을 거론하며 “진심이 드러나지 않는다. 또 사고가 난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처벌받을 만한 사고라면 처벌받길 바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적었다. 이 청원에 26일 오후 4시 기준 6800여명이 동의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부실한 안전 관리가 만든 참사다. 웬디, 레드벨벳, 가족, 팬 모두에게 큰 아픔이고 충격이다”라며 SBS에 네 가지 요구를 했다. ▲SBS 사장의 공식 사과 ▲철저한 진상조사 및 관련 책임자 처벌 ▲사고 재발 방지 안전 대책 강구 및 시행 ▲공연무대 관련 규정 정비 및 점검이다. 청원인은 이런 요구와 함께 “일터에서 부실한 안전 관리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SBS의 진심 어린 사과와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책을 요구하는 글이 연거푸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앞서 웬디는 지난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BS 가요대전 리허설 도중 리프트 오작동으로 무대 아래로 추락해 얼굴 부상, 오른쪽 골반과 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레드벨벳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웬디는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추가 정밀 검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아티스트 건강이 최우선인 만큼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S는 사고 후 “레드벨벳이 가요대전 생방송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어 팬 여러분과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레드벨벳 웬디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향후 SBS는 출연진 안전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문은 웬디 대신 시청자만 향했다는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SBS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사과문을 발표하진 않았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