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에서 나왔다. 오전에 출석하면서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던 조 전 장관은 심사 뒤엔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바닥을 바라보며 걸어 나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55분쯤 4시간20분 만에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왔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그는 ‘어떤 내용을 소명했나’ ‘감찰 중단은 외부 지시였나’ ’직권 남용 혐의 부인하나’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서울 동부구치소로 향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조 전 장관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바로 옆 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조 전 장관은 흰 셔츠에 남색 코트를 입고 이날 오전 10시5분쯤 서울동부지법에 도착했다. 그는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며 “혹독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며 “오늘 법정에서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동부지법 105호 법정에서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권 부장판사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16일과 18일에 조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한 뒤 지난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으면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알고도 감찰 중단을 결정하고,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내게 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한 혐의를 받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