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례민주당’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꼼수가 꼼수를 낳는다”며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주장했다. 반면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정수로 간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의원은 2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례민주당 탄생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별 묘수를 다 쓴다. 꼼수가 배신 맞는 때도 있지만, 결국 꼼수가 정수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며 “(비례한국당이 탄생하면) 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창당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선거제의 취지가 무산되어 버리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의 취지가 사표를 방지하자는 것 아닌가. 군소정당을 배려하지 않으면 양당제의 꼼수 정치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4+1’ 협의체가 지역구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은 비례대표를 낼 수 없도록 하는 등 수정안을 내서 (위성 정당을) 봉쇄할 수도 있다. 꼼수가 꼼수를, 그 꼼수가 (다른) 꼼수를 낳는다”고 답했다.
반면 김종민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의원은 “의원님들이 비례민주당의 필요성이나 창당 가능성을 개인적으로 얘기할 수는 있지만, 공식 또는 비공식 회의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며 “바둑에서 꼼수를 두는 수에 정수로 대응하면 반드시 꼼수가 무너진다. 민주당은 정수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비례한국당을 “꼼수”로 규정한 사실을 고려하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원내 2당”이라며 “(비례한국당을 창당하는) 꼼수를 쓰면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몰락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지지 응답층이 30%가량 있다. 하지만 30% 중에 자유한국당이 뭐를 해도 지지하겠다는 분들은 절반이다”라며 “나머지 15%는 자유한국당이 잘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거나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니까 대안으로 (한국당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분들은 비례한국당 같은 꼼수까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전략이 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나’라는 질문에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한국당이 꼼수를 써도 최대 20~25석을 가져간다. 이러면 지역구 의석에서 10석 이상 잃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