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민주당 탄생할까… “정수로 간다” vs “꼼수가 꼼수를 낳아”

입력 2019-12-26 15:27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좌)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례민주당’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꼼수가 꼼수를 낳는다”며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주장했다. 반면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정수로 간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의원은 26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례민주당 탄생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별 묘수를 다 쓴다. 꼼수가 배신 맞는 때도 있지만, 결국 꼼수가 정수를 이기는 경우가 많다”며 “(비례한국당이 탄생하면) 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창당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선거제의 취지가 무산되어 버리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의 취지가 사표를 방지하자는 것 아닌가. 군소정당을 배려하지 않으면 양당제의 꼼수 정치로 돌아가게 된다”면서 “‘4+1’ 협의체가 지역구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은 비례대표를 낼 수 없도록 하는 등 수정안을 내서 (위성 정당을) 봉쇄할 수도 있다. 꼼수가 꼼수를, 그 꼼수가 (다른) 꼼수를 낳는다”고 답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휴대전화로 석패율제 관련 보고서를 읽고 있다. 뉴시스

반면 김종민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의원은 “의원님들이 비례민주당의 필요성이나 창당 가능성을 개인적으로 얘기할 수는 있지만, 공식 또는 비공식 회의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며 “바둑에서 꼼수를 두는 수에 정수로 대응하면 반드시 꼼수가 무너진다. 민주당은 정수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비례한국당을 “꼼수”로 규정한 사실을 고려하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원내 2당”이라며 “(비례한국당을 창당하는) 꼼수를 쓰면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몰락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지지 응답층이 30%가량 있다. 하지만 30% 중에 자유한국당이 뭐를 해도 지지하겠다는 분들은 절반이다”라며 “나머지 15%는 자유한국당이 잘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거나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니까 대안으로 (한국당을) 지지한다. 하지만 이분들은 비례한국당 같은 꼼수까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전략이 통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나’라는 질문에는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한국당이 꼼수를 써도 최대 20~25석을 가져간다. 이러면 지역구 의석에서 10석 이상 잃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