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주세요” “웅성웅성”…日 외교 결례에 깜짝 놀란 文 대통령

입력 2019-12-26 13:35 수정 2019-12-26 16:45
일본인 관계자가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 발언 도중 말을 끊자 문 대통령이 깜짝 놀라하는 모습. 유튜브 'KBS News' 캡처.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 관계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끊어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아베 총리는 먼저 모두 발언을 진행하며 “문 대통령과는 올해도 몇 번 국제회의에서 만났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회담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일한(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안전보장에 관한 문제는 일본·한국 간, 일본·한국·미국 간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저로서도 중요한 일한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며 “오늘은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KBS News' 캡처.

아베 총리의 발언을 경청한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상생 번영의 동반자이고, 잠시 불편할 수는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말하다 발언을 잠시 중단했다.

회담 테이블에 배석하지 않은 한 일본인 관계자가 “나가달라”고 말하며 문 대통령의 말을 끊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발언을 끊는 외교 결례에 문 대통령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발언을 이어갔다. 이 와중에도 관계자는 큰 목소리로 “기자들은 이만 나가주세요”라고 계속 말했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발언 와중에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소리가 난 쪽을 바라봤다. 문 대통령 오른쪽에 배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놀라 눈이 커지며 소리가 난 쪽을 쳐다봤다.

문 대통령은 “경제, 문화, 인적 교류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하고 동북아 평화 번영에도 함께”라며 발언을 이어갔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에 문 대통령의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한국 측 배석자들이 소란스러운 쪽을 바라보며 계속 눈치를 줬지만 웅성거리고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이어졌다.

소란은 문 대통령 발언이 끝날 때쯤 서서히 줄어들었다. 문 대통령 발언 이후 통역사가 아베 총리에게 통역할 때 다시금 회장은 조용해졌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