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를 골탕 먹이기 위해 닭강정 30인분을 장난 주문한 이른바 ‘닭강정 학폭 사건’의 주문 녹취 파일이 25일 MBC에서 공개됐다.
경기 분당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24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닭강정 무료 나눔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날 30인분을 주문하는 전화가 걸려왔다며, 그러나 배달 장소로 가서 만난 여성은 “우리가 시키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고 적었다.
알고 보니 여성의 아들을 괴롭히는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거짓 주문을 한 것이었다. 아들은 이미 성인이 됐지만, 가해자들의 괴롭힘은 여전하다고 했다. 여성은 가게에 피해를 주기 싫다며 30만원을 결제했고, 일부만 남긴 뒤 다시 가져가 달라고 부탁했다. 전부 먹기 힘들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이후 여성이 카드 결제했던 것을 강제 취소한 뒤, 주문한 이들을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또, 남은 닭강정을 무료 나눔 하겠다며 피해 학생을 도울 방법이 없는지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는 공론화를 위해 가해자들의 주문 녹취 파일을 언론에 제보했다. MBC에서 공개한 파일에는 “제 이름이 ○○○이거든요. 제 이름 대시고 아드님이 시키셨다고 얘기하면 돼요”라고 말하는 가해자들의 음성이 담겼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가해자들의 뻔뻔함에 분노했다.
A씨는 방송 전 다시 클리앙에 글을 올려 “25일 저녁 8시 뉴스에 나온다고 하니 가해자가 뻔뻔하게 피해자를 사칭하는 녹취파일 내용을 들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어머니와 통화한 결과,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고등학교 시절 알게 된 사이다. 피해자는 현재 20세, 가해자는 각각 21세, 24세 등”이라며 “가해자들이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수백만원을 갈취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조만간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그는 “피해자 어머님이 더 일이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신다”면서 “개인 신상이 알려질 수도 있어 더이상의 공론화는 자제해 달라. 다만 고소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