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국가대표 2인3각 경기 ‘올인’…호남대 내년부터 전교생 AI 특성화

입력 2019-12-26 10:21 수정 2019-12-26 10:43

지자체와 대학이 인공지능(AI)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서로 발을 묶고 ‘2인3각’ 경기를 벌인다. AI선도도시를 추구하는 광주시 정책에 발맞춰 호남대가 내년부터 AI 교육에 올인하기로 했다.
호남대는 “전교생을 AI중심 융복합 전문 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전면 혁신한다”고 26일 밝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호남대를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으로 선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학 교육과정을 AI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것은 국내 대학 중 호남대가 최초다. 고교 학령인구 감소로 각 대학 위기가 현실화된 마당에 ‘호남대 장기발전계획 2028’을 중심으로 한 이 대학의 과감한 변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큰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고교 졸업생 59만8296명 중 대학 입학 희망자는 50만6286명으로 대학 입학정원 51만2036명보다 사상 처음으로 적었다. 입학하는 학생 수가 적어 자진 폐교하는 전문대학이 등장하기도 했다.
개교 50주년을 앞둔 호남대는 전교생 AI 융합인재양성을 21세기 최종 교육목표로 삼았다. 이 같은 장기 비전의 실현을 위해 AI를 이공계는 물론 모든 학생들이 사용해야할 ‘미래의 언어’로 규정했다. 이 대학은 구체적으로 내년부터 전교생에게 AI를 가르치고 다른 학과와 융합을 활성화하는 교육과정 혁신을 추진한다. AI관련 교양과목은 빅데이터 등 AI 소양 영역 이수학점을 최소 3학점에서 9학점으로 대폭 늘린다. 각 전공마다 2개의 AI교과목(6학점)을 추가 수강해 총 15학점의 AI과목 학점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또 모든 학과가 1개 이상의 연계·융합전공을 개발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대학 측은 전공분야에 AI마인드를 접목하는 것은 물론 문과와 이과, 학과간의 칸막이를 허무는 통섭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연계(융합)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호남대는 이를 위해 올해 초 정영기 ICT융합대학장을 위원장으로 한 총장 직속 ‘AI 중심대학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에는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학과 등 AI중심학과들과 관광, 경영, 산업디자인, 신문방송, 문화산업, 경찰학과 등 다양한 분야 학과 교수 12명, 외부 전문가 8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AI인재 장학금 등 장학제도를 신설해 학생들의 AI학습을 장려하고 단과 대학별로 AI리더 교수를 초빙해 AI교육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호남대는 AI교육과정의 조기안착과 탄탄한 토대구축을 위해 이번 겨울방학 중 교수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와 AI 심화강좌 등도 운영할 방침이다.
박상철 총장은 “2020학년도부터 전교생에게 AI를 가르치는 등 AI특성화에 대학의 운명을 걸기로 했다”며 “정부의 ‘AI 국가전략’, 광주광역시의 ‘AI중심도시 만들기’에 발맞춰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학생들의 취업률도 획기적으로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