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재팬’ 직격탄 가고시마…9∼10월 관광객 65% 감소

입력 2019-12-26 06:00 수정 2019-12-26 06:08
지난달 9일 가고시마현에 위치한 화산인 사쿠라지마가 분화하면서 분화로 분연(噴煙·화산 분화구에서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화산가스나 알갱이가 작은 화산재)이 치솟고 있다. 사쿠라지마는 가고시마현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다. 연합뉴스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지난 7월 일본의 한국 대상 수출규제 강화 등으로 양국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국 내에선 반일 감정이 불붙었다. 일본 제품 구매와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활발히 벌어졌다. 일본 대마도의 한국 관광객이 90%나 급감해 지역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노재팬’ 여파가 한국인 관광객들이 겨울철 특히 자주 찾는 일본 큐슈지역 가고시마 일대도 덮쳤다.

지난 20일 ‘한·일 기자 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 큐슈 가고시마를 찾은 한국 외교부 기자단을 만난 가고시마현 국제교류과 인사들은 최근 한국 관광객 급감 상황을 설명했다.

고이치 우치야마 가고시마현청 국제교류과장은 “지난해 가고시마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83만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고, 그중 한국인 관광객은 17만 3000명에 달했다”며 “대략적인 추정치지만 올해 9∼10월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와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가고시마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여파로 한국과 가고시마를 연결하던 직항편도 지난해 1주일에 18편에서, 현재 6편으로 급감했다.

특히 가고시마현은 겨울철에도 한국에 비해 따뜻한 날씨로 골프 등을 즐기기 위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다. 가고시마현 측은 겨울철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까 염려하고 있다.

이에 가고시마현 측은 예산 지원을 통해 숙박 이용 등에서 이용객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모션을 지난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가츠이 에스다 가고시마현 PR 및 여행전략 담당 차장은 “가고시마현의 숙박 업소를 특정 사이트를 통해 2명이 예약할 시 1만엔(약 1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을 직접 찾아 한국 측 관계자들과 논의도 했고, 골프장 이용 시 이용 금액을 할인해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외에 대만 등 다른 국가의 관광객 및 일본 내국인의 방문을 활성화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상헌 기자, 가고시마=외교부 공동취재단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