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4+1, 비례한국당 막는 수정안 제출 시도”

입력 2019-12-25 16:39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5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한국당의 ‘비례한국당’(가칭) 창당 시도를 막기 위해 새로운 선거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1 협의체 소속 복수의 관계자들은 수정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2019.12.24. 뉴시스

김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들(4+1)이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은 정당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한 선거법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려는 정신 나간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내일(26일) 선거법에 대한 본회의 표결이 있을 때 새 수정동의안을 제출·의결함으로써 우리 당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 설립을 저지하려는 시도”라며 “정말 이성을 잃은 것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회법상 수정동의안은 수정안 원안과 관련이 있어야 허용되는데 이 경우도 그렇지 않다. 지난번에도 호남 선거구를 지키려 인구 기준을 바꾸려다가 결국 제출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선거법을 반민주적·반헌법적 악법으로 바꿔 한 석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자당 의원 30명 안팎의 당적을 옮겨 비례한국당을 원내 3당 규모로 만들 계획이다. 그런 뒤 원내 2당인 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비례한국당의 정당투표 기호를 3번에서 2번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김 정책위의장의 언급한 수정 동의안 내용대로라면 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밖에 없어 비례한국당의 ‘기호 2번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9.12.23. 뉴시스

김 정책위의장은 중앙선관위에 ‘비례한국당’ 당명을 등록한 쪽과 접촉한 결과 “우리 당이 함께 갈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했다. 비례한국당의 실제 당명은 현 가칭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정책위의장 주장에 대해 4+1 협의체 측은 부인했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런 것은 없는 걸로 안다”며 “위헌성이 있다”고 말했다. 평화당 측은 관련 규정을 법안에 넣는 방안을 내부 검토한 적은 있으나 실제 협의체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도 “수정안을 논의한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