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역사를 옮긴다…수몰 위기 터키 고대유적 3년간 ‘통운송’

입력 2019-12-25 15:31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고대 무덤 ‘제낼 베이 툼’을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의 중동지역 계열사인 CJ ICM이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빠진 터키 고대유적들을 운송하는 데 성공했다. 문화유적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도의 기술력을 이용해 ‘무(無)해체 통운송’ 방식으로 진행된 유례 없는 프로젝트다.

CJ대한통운은 CJ ICM이 지난 23일 터키 남동부에 위치한 하산 케이프에서 무게가 총 1만2063t에 달하는 고대 유적 23개를 안전한 장소로 이전하는 ‘하산 케이프 프로젝트’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위 무브 히스토리(We Move History)’라는 슬로건 아래 2017년부터 3년 동안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수력발전을 위한 일리수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하산 케이프 지역의 고대 유적을 4.7㎞ 떨어진 문화공원으로 옮기는 문화유적 이송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2017년 5월부터 시작됐다.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를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이번 운송 프로젝트 목록에는 500년 이상 된 무게 1150t의 고대 무덤 ‘제낼 베이 툼’, 800년전 터키에서 사용됐던 무게 1500t의 터키 목욕탕 ‘아르투클루 베스’ 등이 포함됐다. 인류 역사의 초기부터 이슬람 왕국에 이르는 시기에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들이다.

특히 운송 난이도가 가장 높았던 유적은 6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키즐라 모스크’로 무게만 2350t에 달하는 대형 구조물이었다. 마지막 운송 유적은 지난 23일 완료된 무게 1700t의 15세기 유적 ‘엘 리스크 모스크’였다.

고대 유적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CJ ICM의 전문인력과 엔지니어들의 기술과 경험이 총동원됐다. 2017년 인수합병(M&A)을 통해 CJ대한통운의 가족이 된 CJ ICM은 중동·중앙아시아 지역 중량물, 프로젝트 물류 1위 기업이다.

프로젝트에는 최대한 유적을 분해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안전하게 운송을 진행하기 위해 중량물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SPMT) 88대 이상이 사용됐다. 초저속 운송 과정에는 무게중심을 맞추는 것은 물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초중량물 프로젝트 물류 수행과정에서 축적한 CJ대한통운과 CJ ICM만의 각종 노하우가 적용됐다.

CJ ICM이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이용해 터키 목욕탕 ‘아르투클루 베스'를 옮기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관계자는 “CJ ICM은 고대유적뿐만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와 무게의 초중량물을 옮기는 프로젝트 물류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CJ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서 “계열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에 걸맞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