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물’ 놓고 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②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③ 다단계 로켓 ④ 미국 미사일 방어시스템 기만 기술 공개 등 거론
북한, ‘크리스마스 도발’ 늦출 가능성 높아져
북한이 미국에 경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놓고 여러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한 경우의 수는 크게 네 가지다. 가장 유력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발사 가능성도 높다. 북한이 핵탄두를 실어 미국까지 보낼 수 있는 다단계 로켓을 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유인체를 활용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기만하는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도발을 늦출 것이라는 분석도 우세해졌다. 미국의 감시활동이 크게 강화된 데다가 북한이 기대했던 정치적 효과를 이미 거뒀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미국의 군사적 경고에 북한이 움찔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시기만 미뤘을 뿐 연말이나 내년 초 등 가장 극적인 시기를 골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WP는 24일(현지시간)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으로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했던 약 2년의 유예기간 동안에도 미사일을 포함한 새로운 무기 기술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북한이 2017년 ICBM을 처음 발사하기 직전 실시한 시험에서 엔진이 200초 연소했으며 탄두를 지구 궤도의 반까지 보낼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13일 평안북도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했다고 밝혔던 시험에서는 엔진이 400초 이상인 거의 7분 동안 연소했다. WP는 북한의 최근 ICBM 기술이 미국 동부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충분히 위력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 실시됐던 북한의 ‘중대 시험’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을 포함해 강력한 액체 연료 미사일에 대해 몇 달 동안 계속됐던 작업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은 대북 제재 완화를 허용하지 않는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경우 미국의 충격파는 클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WP는 북·미 관계의 완전한 단절,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보다는 덜 극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거론되는 것이 SLBM 시험 발사다. 미국 인공위성은 북한의 해군 조선소 2곳을 감시해왔는데, 이달 초부터 평양 인근 남포조선소에서 미사일 해상 발사 시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활동이 급증했다.
북한이 지난 10월 2일 동해상으로 SLBM인 ‘북극성 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라고 밝혔다.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 3형’이 잠수함에서 발사될 경우 탐지가 어려워 위협적이다.
소련 시절의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은 최근 SLBM을 운반하기 위해 일부 잠수함의 개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형 SLBM의 지름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13% 더 길었다. 이는 북한이 고체 엔진 미사일의 크기를 제약하는 기술적 장애를 극복한 신호로 분석된다.
차원이 다른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북한이 우주에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다단계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탄두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기술적 제한을 조금씩 극복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단계 로켓은 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 북한이 이 고난도 기술을 공개해 미국을 놀라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팽창시킨 풍선이나 금속조각 뭉치 등을 이용해 미국의 값비싼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기만하는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