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수 김건모의 성범죄 사건을 먼저 수사한 뒤, 김건모 측이 맞고소한 사건을 수사할 계획이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건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김건모가 A씨를 상대로 맞고소한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범죄 사건을 송치한 이후에 맞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건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경찰청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5월 ‘성범죄 역고소 사건 수사 개선방안’을 지시했다.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고 등으로 성폭력 피해자를 피의자로 신문하고 그에 대한 주변 수사를 할 경우, 심리적 위축 등 추가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청장은 “피해자들을 조사했고 관련 참고인들을 조사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건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9일 강용석 변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4일엔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8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김건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 13일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무고로 맞고소했다. 이후 예정된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을 모두 취소한 김건모 소속사 측 관계자는 “별다른 활동 계획은 없으며, 명예 회복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