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1세(1028~1087년)와 존 왕(1167~1216년)이 산타의 손가락뼈를 중세시대 영국 수도원에 기증했다는 문서가 등장했다.
영국 BBC, 가디언 등은 건축·기념물 보존단체(English Heritage) 소속 마이클 카터 박사가 영국 배틀 수도원의 ‘기증품 목록’ 문서를 해석한 결과 두 왕이 580년 전 이 물품을 기증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틴어로 작성된 이 문서에 따르면 윌리엄 1세와 존 왕은 이 수도원에 예수의 구유 조각과 산타의 손가락뼈, 헤어 셔츠를 기증했다. 구유는 말과 소에 먹이를 주는 나무통으로 가장 낮은 곳을 상징하며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눕혔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헤어 셔츠는 면과 말의 꼬리털로 거칠게 짠 셔츠를 가리킨다. 산타는 3세기 소아시아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의 별칭으로, 이 이름에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하는 산타의 전설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실물은 오래전 사라졌고, 당시 기증된 유물이 두 왕의 주장대로 진짜인지도 입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물 목록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디언은 이들 기증품을 ‘중세 암흑기의 가장 위대한 크리스마스 유물들(The Dark Ages' greatest Christmas relics)’이라고 칭했다.
배틀 수도원은 영국 이스트서식스에 현존해 있다. 윌리엄 1세가 1066년 헤이스팅스 전투가 벌어진 곳에 세운 수도원이다. 전쟁으로 인한 유혈 사태를 속죄하는 의미로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