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27·토트넘)을 향해 인종차별적 욕설을 한 첼시의 팬 1명이 런던 경찰에 체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체포된 팬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했으며 이를 들은 다른 첼시 팬이 당국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첼시 팬이 입건되거나 기소됐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가디언도 경찰을 인용해 문제의 첼시 서포터가 인종차별의 경우 가중처벌되는 공공질서 위반으로 경기장에서 퇴장당해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손흥민이 첼시 팬이 자신을 겨냥해 쏟아낸 모욕을 전혀 듣지 못했지만 이를 들은 다른 첼시 팬들이 당국에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첼시는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구단에는 그러한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사람을 위한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시즌 티켓 소지자가 (인종차별 행위에) 연관됐을 경우 경기장 출입 금지를 포함한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관계 당국의 사법 절차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2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7분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인종차별로 얼룩졌다. 후반전 도중 토트넘의 관중석에서는 첼시 선수 뤼디거를 겨냥해 원숭이를 흉내 내는 소리가 나왔다. 뤼디거는 독일인 아버지와 시에라리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으로 과거 이탈리아 리그에서 뛸 때도 여러 차례 인종차별 행위의 표적이 됐다.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에서 자행된 인종차별 행위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영국 정부와 축구계는 축구장 안팎에서 만연한 인종차별적인 행위 근절을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 같은 종류의 인종차별은 축구는 물론 어디에서든 발붙일 곳이 없다”면서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를 포함한 축구계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PFA는 정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디지털문화스포츠부에 연관된 모든 주체가 참여하는 부서를 신설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