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에 안첼로티와 아르테타까지…뜨거워진 EPL 지략대결

입력 2019-12-24 16:33
주제 무리뉴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12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명성 높은 감독들의 합류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에버턴), 미켈 아르테타(아스널) 감독까지 추가됐다.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위르겐 클롭(리버풀) 등 기존 감독들과 벌일 지략 대결에 관심이 모인다.

무리뉴 감독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된 토트넘에 합류해 리그 순위를 14위에서 7위까지 끌어올렸다. 과정보단 결과에 집중하는 전술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전환시켰단 평가다.

넘치는 자신감과 소통능력에 선수들도 살아났다. 각각 2골 1도움에 그치며 부진했던 델레 알리와 루카스 모우라가 한 달 만에 4골 2도움, 3골 1도움을 올렸다. 팀을 떠날 것으로 보였던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재계약도 이끌어내는 등 무리뉴 감독은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에버턴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가운데)이 2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아스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안첼로티 감독도 돌아왔다. 그는 유럽 명문팀들을 지도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3회) 타이를 달성한 명장이다. 에버턴 선임 뒤 기자회견에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장기적 목표다. 축구에서 불가능이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을 정도.

에버턴은 2005년 이후 빅4 안에 든 적이 없다. 올 시즌도 15위로 쳐졌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이라면 해낼 지도 모른다. 1990년대 후반 초보감독 시절(레지나·파르마)을 제외하곤 항상 50% 이상의 승률을 거둬서다. 2010년 첼시에서 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더블 우승을 일궈 프리미어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안첼로티 감독은 팀의 철학에 자신을 맞추는 감독이다. AC 밀란 시절엔 4-3-2-1 크리스마스 트리 포메이션을 썼지만 뮌헨에선 과르디올라식 4-3-3을, 나폴리에선 4-4-2를 활용하는 등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전술을 운용했다. 에버턴에서도 큰 틀을 유지한 채 서서히 전력을 끌어올릴 걸로 전망된다.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거물급 구단주의 지원을 받는 최상위 팀만 지도해 팀을 ‘만들어 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은 안첼로티 감독의 약점으로 꼽힌다.

아스널에 선임된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21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아스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다. PA뉴시스

아르테타 감독은 친정팀 아스널의 한 줄기 희망이다. 최근까지 맨시티 코치로 활동하며 ‘과르디올라의 오른팔’로 불렸다. 전통적으로 아기자기한 패스축구를 펼치는 아스널에 아르테타가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배운 전술이 접목된다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게임당 14.24번의 슈팅을 허용할 정도로 부실한 아스널 수비력을 강화하는 건 아르테타 감독의 과제다. 아스널 시절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후방을 공고히 다지며 FA컵 2회 우승에 기여한 아르테타 감독이기에 수비의 구멍을 메울 적임자로 평가된다. 다만 감독 경험은 처음이라 적응기가 필요할 전망이다.

신임 감독들의 데뷔전은 공교롭게도 ‘박싱데이’에 펼쳐진다. 에버턴은 번리(27일), 뉴캐슬(29일), 아스널은 본머스(27일), 첼시(29일)와 격돌한다. 두 번의 경기에서 감독들이 추구하는 축구의 색깔을 옅볼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을 퇴장 징계로 잃은 무리뉴의 토트넘은 브라이튼(26일), 노리치 시티(29일)와 맞붙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