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이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둥지를 틀고 ‘청어치 두목’이 됐다. 내년 류현진은 어떤 타자들을 만나게 될까.
AL 동부지구는 빅리그 6개 지구 중에서도 최고의 격전지다. 이 지구에는 리그 사상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27회)에 빛나는 뉴욕 양키스, 21세기 최다 우승팀(4회) 보스턴 레드삭스가 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구단 탬파베이 레이스 또한 올 시즌 AL 와일드카드 진출권 획득에 성공했다.
가장 강력한 지구 우승 후보 양키스는 리그 최고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18경기 출장)의 장기부상에도 2019시즌 최다 팀득점(943점)을 기록한 막강 화력 보유팀이다. 신장 2m의 초대형 외야수 애런 저지(0.272 27홈런)와 올 시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0.278 38홈런)가 타선을 이끌었다. 양키스 입단 첫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2루수 D.J. 르메이휴(0.327 26홈런), 주전 3루수 미겔 안두하의 부상을 틈타 자리를 꿰찬 지오 어셸라(0.314 21홈런)가 뒤를 떠받쳤다.
양키스는 8월 25일 류현진을 상대로 4⅓이닝 동안 만루홈런 포함 3홈런으로 7점을 뽑아낸 바 있다. 당시 만루홈런을 친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떠났다. 그러나 또 다른 홈런의 주인공 저지와 게리 산체스(34홈런)는 여전히 양키스의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돌아온 스탠튼까지 상대해야하는 만큼 양키스는 내년 류현진 최고의 난적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류현진에게 월드시리즈 패전을 안긴 보스턴은 올 시즌 투수진이 크게 흔들리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타선은 팀득점 리그 전체 4위(901점)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AL 최우수선수(MVP) 무키 베츠(0.295 29홈런)는 올 시즌 다소 성적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무서운 선수다. 올 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계약해지) 조항을 실행할 수 있었던 J.D. 마르티네즈(0.304 36홈런)도 보스턴 잔류를 선택했다. 유격수 젠더 보가츠(0.309 33홈런), 3루수 라파엘 데버스(0.311 32홈런) 등은 성적이 더욱 상승했다. 그래도 류현진이 7월 15일 이들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호투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코리안리거 최지만(0.261 19홈런)이 뛰는 탬파베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올스타 외야수로 떠오른 오스틴 메도우스(0.291 33홈런)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타격을 자랑한다. 다행히 메도우스와 최지만 모두 좌투수를 상대로 약한 편이다. 올해 20여개의 홈런을 날린 우타 아비세일 가르시아(밀워키 브루어스)와 토미 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났다. 올 시즌 좌타 상대 피안타율 0.199를 기록한 류현진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최근 MLB로 진출한 일본인 거포 쓰쓰고 요시토모도 좌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AL 동부지구 상대팀들 중 유일한 약체다. 올 시즌 리그 전체 팀득점 22위(729점), 팀타율은 0.246에 그쳤다. 그러나 볼티모어의 신성 트레이 만시니(0.291 35홈런)와 일방장타를 가진 레나토 누네즈(0.244 31홈런)의 한방은 주의해야한다. 둘 모두 우타자들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