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관중에 ‘눈 찢기’ 바레인 수비수 10경기 아웃

입력 2019-12-24 15:12
바레인 축구대표팀 수비수 사예드 바케르(알 나스르)의 홍콩 관중 모욕 영상이 지난 11월 14일 트위터에 올라왔다. 바케르는 홍콩 관중을 향해 눈을 찢는 동작을 한 뒤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나갔다. 트위터 캡처

바레인 축구대표팀 수비수 사예드 바케르(알 나스르)가 ‘눈 찢기’ 동작으로 홍콩 관중을 모욕해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4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에서 관중석을 향해 눈 찢기 동작을 한 바케르에게 1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고 3만 스위스 프랑(약 3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바케르는 지난달 1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를 무득점 무승부로 끝낸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던 중 관중석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양쪽 눈가를 가늘게 늘어뜨렸다. 동아시아인에 대한 비하로 인식되는 동작이다. 바케르는 상대적 약체인 홍콩과 비기고 애꿎은 관객을 모욕해 중징계를 받았다.

바레인은 C조에서 2승 3무(승점 9)를 기록해 이라크(승점 11)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1위로 올라서지 못하면 최종 예선 직행은 불가능하다. 바케르는 갈 길 바쁜 바레인의 남은 2차 예선 일정에 모두 출전하지 못할 수 있다. 바레인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FIFA는 선수나 관중의 인종차별 행위를 포착할 때마다 엄벌하고 있다. 하지만 축구장의 인종차별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발길질로 반칙을 당한 뒤 과한 동작으로 쓰러진 잉글랜드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독일)는 안방 관중의 인종차별적 야유를 받았다.

토트넘은 인종차별 행위를 주도한 팬을 찾아 최고 수위로 조처할 계획이다. 손흥민을 향한 첼시 관중의 인종차별적 언행도 있었다. AP통신은 이날 “런던 경찰이 인종차별 혐의로 첼시 팬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