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정말 편파적일까… 역대 의장들 의견은

입력 2019-12-24 14:51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회의 진행에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항변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국회 본회의 진행 과정이 편파적이라며 24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고발키로 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형사고발 하고, 직무정치 가처분신청과 함께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문 의상의 편파적 운영은 크게 세 부분에서다. 지난 23일 본회의 개의에 관례적으로 해오던 여야 협의가 없었고, 개의 후 회기 결정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사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표결에 부쳤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앞서 예산안 처리 때 한국당 측 수정안을 제안설명 없이 표결한 것도 문제 삼았다. 지난 10일 2020년 정부 예산안이 안건에 상정됐을 당시, 문 의장이 정부 원안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대안신당)가 만든 수정안을 상정하면서 한국당이 제출한 수정안은 제안설명도 하지 못하게 하고 표결에 부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또 예산부수법안부터 올리는 관행을 깨고 예산안을 먼저 상정했다는 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19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전 의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쪼개기 국회는 편법이며 대의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의장이 용납한 데 대해서 처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임시국회는 30일간 열어왔던 관례를 지키지 않으면서까지 여당의 요구를 들어줬다는 것이다. 문 의장은 25일로 종료되는 임시국회 회기 직후인 26일 오후 2시 새로운 임시국회 소집 공고를 냈다.

16대 국회의장을 지낸 박관용 전 의장은 “의장은 늘 중재적 역할, 타협의 역할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타협이 안 될 때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을 선행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이라며 “설사 여당이 반대하더라도 국회의장은 늘 토론의 기회는 마련해야 한다. 타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장밖에 없지 않나. 어느 누구 편을 선다고 하면 그건 이미 의장이 아니다. 타협하고 자리 마련하고, 대화의 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의장”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그동안 한국당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원내대표 간 주례 회동을 주선하고, 당 대표 간 월례 회동을 열어 왔다. 다만 그간 한국당이 대부분 회동에 참여하지 않아 사실상 원활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