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의사가 비행기 안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승객을 세 번씩이나 살려냈다. 주인공은 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다.
24일 병원 측에 따르면 유 교수는 지난 17일 저녁 캄보디아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오는 기내에서 캄보디아 여성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유 교수는 코이카와 함께 진행하는 캄보디아 앙두엉병원 역량강화사업 컨설팅을 위해 지난 17일 아침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일정을 소화한 유 교수는 당일 저녁 대한항공 KE690편으로 급히 한국행에 올랐다.
기내에 위급한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유교수는 곧바로 달려갔다. 환자는 호흡 정지에 맥박이 약하고 체온도 35.8도로 떨어져 신속한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
승무원들과 협력해 기도를 확보하고 활력 징후(바이탈 사인)를 확인한 유 교수는 혈당 확인 후 산소마스크를 씌워 산소를 공급했다.
호흡이 돌아와 의식을 회복한 환자를 옆자리에 앉힌 유 교수는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환자 상태를 수시로 관찰했다.
유 교수는 “환자가 갑상샘 수술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저혈당 쇼크로 보였고 인천에서 안정을 취하고 미국행은 신중히 결정하도록 권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가 기내에서 위험에 처한 승객을 구한 건 2015년 몽골 영아와 2017년 한국인 중년 남성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몽골 영아의 경우 이물질이 기도를 막아 의식이 없는 급한 상황에서 ‘하임리히법’으로 아이를 소생시켰다. 하임리히법은 1세 미만 영아에게 복부 압박을 통해 기도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응급처치법이다.
2017년엔 캄보디아발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저혈당 쇼크에 빠진 위기의 한국 남성을 구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