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토브리그는 잠잠하다. 자유계약선수(FA) 이동도 없고, 트레이드도 활발하지 않다. 그런데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포지션이 있다. 바로 외국인 투수진이다. 절반 이상이 새로운 투수로 교체됐다. KBO리그 판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 베어스부터 변화가 극심하다. 20승 투수로 올 시즌 MVP를 차지한 조쉬 린드블럼(32)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또 지난해 다승왕인 세스 후랭코프(31)도 없다.
빈 자리를 채운 이는 크리스 프렉센(25)과 라울 알칸타라(27)다. 젊은 나이의 강속구 투수들이다. 노련미 대신 파이어볼러를 택한 셈이다.
SK 와이번스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외국인 투수진 전면 교체를 단행했다. 17승의 앙헬 산체스(30)는 일본으로, 9승의 헨리 소사(34)는 대만으로 향했다. 대신 닉 킹엄(28)과 리카르도 핀토(25)를 영입했다. 기존 멤버들에 비해 상당히 젊은 외인 원투 펀치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투수 전면 교체는 하위권팀들도 예외가 아니다. 꼴찌 롯데 자이언츠는 5년차 투수 브룩스 레일리(31)와 브록 다익손(25)을 내보냈다. 대신 댄 스트레일리(31)와 애드리안 샘슨(28)을 영입했다.
8위 KAI 타이거즈도 애런 브룩스(29)와 드류 가뇽(29)을 데려왔다.
KT 위즈는 11승을 기록한 알칸타라와 의외의 이별을 선택한 대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28)를 데려왔다. 기존 외인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29)와는 다시 손을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후반기에 교체 선수로 온 벤 라이블리(27)와 재계약을 했지만, 아직 또다른 외인 투수는 구인 중이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드류 루친스키(31)와 재계약을 했고, 새로운 투수로 애런 알테어(28)를 영입했다.
반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제이크 브리검(31)과 에릭 요키시(30)와 재계약 했다. 정규시즌 4위인 LG 트윈스도 14승 듀오인 타일러 윌슨(30)과 케이시 켈리(30)와 당연히 다시 손을 잡았다. 9위 한화 이글스도 워윅 서폴드(29)와 채드벨(30)과 재계약했다.
20명의 외국인 투수 중 절반 이상 교체됐다. 5년차인 장수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모두 떠났다. 대신 상위권 팀들은 젊은 파이어볼러를 선택했다. 반면 하위권팀들은 노련미를 갖춘 선수 위주로 뽑은 형국이다.
선발 투수진 전력의 절반 이상의 전력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과연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