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땅 꺼짐 사고와 관련해 이재준 고양시장은 “연약 지반인 백석동 일대에 대한 특수성과 지하수 수위 등을 고려해 이곳의 지하 3층 이상의 지하층 공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사고가 발생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사 제한으로 인한 재산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안전을 최우선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장은 “지하 4층 이상의 공사는 특수공법이나 이중 차수 적용 등 안전한 지하층 공사를 위한 굴토 심의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철저히 운영할 것”이라며 “일산신도시 조성 때 흙을 매립한 백석동 등 연약지반 전체를 조사,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오후 2시3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355번지 지하 5층, 지상 10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장 인근에서 왕복 4차선 도로가 일부 침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로 20m, 세로 15m, 깊이 1m 규모의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도로 침하는 지하 3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 후 지하 4층 터파기 공사 중 흙막이 벽의 이음 부위에서 누수가 생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사고 현장 인근 한 교회의 전기 공급시설이 파손돼 단전 사고로 이어졌다.
고양시는 사고 직후 이춘표 제1부시장을 사고대책반장으로 유관기관과 실·국·과장, 지하 침하 관련 민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고대책반 운영에 들어갔다. 확실한 대책 마련이 될 때까지 해당 사고 현장의 공사를 중단시킨다는 입장이다.
백석동에서는 2017년 2월과 4월에 4차례에 걸쳐 도로 균열과 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지하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지난해에는 12월 4일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배관이 파열되는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