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호크’ 1호기 도착…北전역 32시간 감시 가능

입력 2019-12-23 16:47 수정 2019-12-23 17:30
고고도무인정찰기(HUAS) ‘글로벌호크’. 미 공군

첩보위성급 고고도무인정찰기 RQ-4B ‘글로벌호크’ 1호기가 23일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군 주도로 북한 전역을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는 정찰자산이 확보된 것이다.

미국 노스롭그루먼사에서 제작한 글로벌호크 1대는 이날 오전 5시쯤 경남 사천의 공군기지 활주로에 착륙한 후 격납고로 이동했다. 군 소식통은 “글로벌호크는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밖 일부 지역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정찰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호크는 2만2779㎞를 비행할 수 있으며 최대 700만㎢ 면적을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비행하면 32시간 동안 악천후에도 정찰작전이 가능하다. 야간에도 감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적외선 센서가 탑재돼 있다.

특히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30㎝ 크기의 지상 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밀 탐지 능력을 갖췄다. 고해상도 영상을 통해 이동식발사대(TEL)와 미사일, 차량,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8500파운드급 추력을 낼 수 있는 롤스로이스사의 AE3007 엔진이 장착돼 있다.



글로벌호크 도입으로 군 당국은 북한 영상 정보를 독자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국군은 백두산 인근까지 감청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만, 영상 정보는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정찰자산 확보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능력 구축에도 필요한 것이다. 글로벌호크뿐 아니라 10∼12㎞ 상공에서 정찰하는 중고도무인정찰기를 2022년에 전력화하고, 2025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를 갖출 경우 독자적인 정찰 능력이 확보될 전망이다.

공군은 글로벌호크 운용에 필요한 조종사 8명과 센서통제사 4명, 정비사 16명에 대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호크는 후방 공군부대에서 관리를 맡고, 정찰 임무 통제는 전방 공군부대에서 담당할 계획이다.

군 당국은 내년 5월까지 1호기를 포함해 모두 4대의 글로벌호크를 도입할 방침이다. 글로벌호크 2호기는 최근 비행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쳤으며, 조만간 한국에 도착할 계획이다. 글로벌호크는 2008년 도입이 추진됐다. 2011년 미 정부 승인을 거치는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키로 결정됐다.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1대가 23일 오전 5시쯤 경남 사천의 공군기지 활주로에 도착해 있는 모습. 뉴시스

군 당국은 글로벌호크 도입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정찰·감시 자산을 일일이 공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군 당국의 입장이다. 전력화 행사도 열 계획이 없다. 글로벌호크 1호기는 언론 카메라에 도착 장면이 포착되면서 공개된 것이었다. 군 관계자는 “전력화 계획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이라며 글로벌호크 도입을 비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