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다음이 실시간 검색어, 뉴스 등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서비스를 전면 재조정한다. 내년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2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는 인물 관련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고 서제스트(검색어 자동 완성 추천) 기능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에서 서비스 중인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내년 2월 중 폐지한다.
카카오는 관련 검색어와 서제스트 기능이 이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개인의 인격 및 사생활 침해, 명예 훼손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많은 이용자가 실제 검색한 단어라 할지라도 이미 해소된 의혹이나 사실이 아닌 정보,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부터 다음과 카카오톡에서 인물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는 나타나지 않는다. 서제스트에는 대상 인물의 공식 프로필이나 정보성 키워드만 나타난다. 다음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인물이 대상이며 데이터베이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된다.
카카오는 재난이나 속보 등 국민이 빠르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이슈를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과 사회 현상 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자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제공해왔으나 최근 순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판단해 폐지를 결정했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최근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버렸다”며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뉴스 서비스 개편안을 내놨다. 핵심은 언론사의 권한을 확대하고 네이버는 플랫폼 제공자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에 뉴스 통합관리시스템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를 도입해 언론사가 직접 섹션별·주제별 편집을 확대하도록 하고 이용자와 소통 방식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은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통해 네이버 언론사 홈은 매체가 주인이 되어 직접 만들어가는 디지털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언론사 구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전재료 모델을 네이버 뉴스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전액 언론사에 제공하는 모델로 바꿀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선거철마다 정치권에 시달려왔다. 뉴스 배치부터 댓글, 실시간 검색어 등을 두고 정치권에선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두 회사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서비스를 잇달아 정비하는 것은 더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