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날렸다. 그는 “박근혜 탄핵의 원인이 뭐냐. 현직 대통령이 정당 독식하려다 폭망한 게 4년 전 총선”이라며 현 지도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23일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탄핵의 원인이 뭐냐. 당이 쪼개진 원인이 뭐냐. 현직 대통령(박 전 대통령)이 정당을 독식하려다 ‘폭망’(폭삭 망함)한 게 4년 전 총선”이라며 “당에도 없던 분들이 모여서 30년 정당을 독식하려고 덤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 총선기획단이 자신에게 ‘전략지역’ 출마를 권고한 데 대해 “24년 정치하면서 선거를 겁내본 적 없다. 그런데 험지 출마를 해서 한 석을 더 보태는 것이 옳으냐, 정권 교체를 위해서 역할을 하는 게 옳으냐, 그 차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요즘 돌아가는 것을 보니 (황 대표가) 경쟁자들 다 쳐내고 자기 혼자 독식하겠다(는 모습)”이라며 “우선 자기가 한번 모범을 보여봐라. (서울) 강북 험지에 자기가 출마를 선언하고 난 뒤에 영남·충청에서 3선·4선 한 사람들 전부 고향 버리고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야 설득력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지역 출마 권고에 불응할 경우 ‘공천 배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선 “정치의 ABC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라며 “컷오프를 시키려면 현역 의원이어야 한다. 원외 인사 컷오프는 지역의 여론조사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황 대표가 최근 대여(對與) 강경투쟁 노선을 내세우면서 극우화한다는 지적에는 “사장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머리에 띠를 매고 노조위원장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에게 감동이 가겠느냐”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민주화 단식을 하고 머리에 띠를 매면 메신저와 메시지가 일치돼 국민이 감동을 하고 따라갔다. 그런데 지금 한국당 지도부의 일부 행태를 보면 메신저와 메시지가 다르다”고 비판하며 한국당이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