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의 거침없는 트럼프 저격 “대북정책 실패 공개 인정해야”

입력 2019-12-23 15:01 수정 2019-12-23 15:04
출처 악시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로 떠오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야욕을 저지시켰다고 허세를 부리고 있다”며 “조만간 자신들의 대북 정책이 형편없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간) 볼턴 전 보좌관이 지난주 자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9월 사임 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으로는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맹렬히 비판해왔다. 악시오스는 이번 인터뷰에서의 볼턴 전 보좌관의 발언 수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신랄했다고 평가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이 북한에 최대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생각은 불행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이제 ‘미사여구 정책’ 정도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북한을 비핵화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진심으로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진심으로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믿고 있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대북정책을 밀고 나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로 표현해온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들이 북한에 대해 잘못 이해했음을 인정하고 ‘매우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구체적인 예로 미 해군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여전히 해상에서 불법 유류 선적을 하는 북한 선박들을 저지하고 유류를 압류해야 한다고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묵인한 것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한국과 일본 등 우리 동맹국과 이 지역에 주둔하는 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험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간은 핵 증식자(북한 지칭)의 편”이라며 “시간이 길어질수록 북한은 핵과 탄도 미사일 구성요소를 개발하고 시험하고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