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의 애매한 답변 “내년 선거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입력 2019-12-23 14:01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9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전시민대학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저서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를 열고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을 둘러싼 자신의 입장 생각 등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국회의원 (당선)에 관심이 없다.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개혁을 위해 입법의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입법 영역으로 가는 것이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황 청장은 23일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빠른 수사 종결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그는 “잘못 알고들 계시는데, 선거에 출마해서 국회의원을 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가급적이면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정치를 사적인 탐욕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공적 가치에 헌신해온 훈련이 된 분들이 의무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느냐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런 권유에 따라 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이어 “검찰이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으니 공직을 사퇴해야 할 사람을 상대로 오래전에 고발된 사건을 인제 와서 수사를 진행한다. 이렇게 수사를 안 끝내주면 이해가 가는 이야긴가. 그걸 말씀드리는 것뿐”이라며 “선거 출마 자체를 목표로 언제까지 수사를 끝내 달라고 해서 검찰이 수사를 끝냅니까. 누구든지 피선거권이 있고 공무담임권이 있으므로 부당한 이유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황 청장은 “지금 검찰개혁이 중요하다”며 “검찰개혁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제 목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찰에 남아있는 것이 좋다면 경찰에 남아있고, 입법의 영역에 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입법 영역으로 가는 것이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황 청장은 지난달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3주 전쯤 울산지검장에게 ‘수사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종결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편지 형식으로 적어 전달했고, 변호인들도 검사에게 의견서를 냈다”면서총선 출마를 위한 1월 16일 시한도 있지만, 12월에 예정된 경찰 정기 인사에 앞서 내 신변을 정리해 주는 것이 경찰조직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도리이기도 하다”며 진정서를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