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텔 방화용의자 정신감정 의뢰…횡설수설 반복해 프로파일러 투입

입력 2019-12-23 11:15 수정 2019-12-23 11:22

2명의 사망자 등 33명의 사상자를 낸 모텔 방화범이 범행동기에 대한 진술은 하지 안고 횡설수설을 반복해 경찰이 정신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광주북부경찰서는 23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긴급체포한 방화용의자 김모(39)씨가 방화를 한 구체적 동기를 털어놓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 붙잡힌 김씨는 경찰에서 “초라하게 살기 싫었다. 저 여자 눈앞에서 치워달라. 누군가 나를 위협하고 있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신감정 의뢰와 함께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를 조사에 투입했다.

일용직 노동일을 해온 김씨는 22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경찰조사에서 범행동기와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은 하지 않고 두서없이 아무렇게나 떠들고 있다고 경찰이 전했다.

김씨는 전날 새벽 5시 45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모텔 3층 객실의 이부자리에 라이터로 불을 질러 2명이 숨지고 31명을 다치게 했다. 일부 중상자는 현재 생명이 위독하다.

그런데도 그는 짐을 챙기려고 방화 현장에 다시 돌아왔다가 유독연기와 함께 화상을 입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경찰은 김씨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긴급치료를 받도록 한 뒤 당일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다.

김씨는 조사과정에서 헛소리를 하면서도 ‘라이터로 베개를 태우고 화장지로 불길을 키웠다’며 범행은 일관되게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의 정신병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신을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무작정 화를 내는 등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계속해 정신감정을 의뢰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주변인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