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들에 대한 정밀감식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감식방법과 과정 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와 검경, 군 유해발굴단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 1기에서 발견된 유골 80여구를 정밀감식하기 위해 지난 20일 유골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
유골들은 분류작업을 거쳐 DNA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확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과수에서는 우선 유골을 사람의 형태로 만드는 분류 작업을 진행한다. 분류 과정에서 유골의 손상 정도와 성별, 나이대, 사망원인 등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수습된 유골 중에는 구멍이 뚫린 두개골 2개가 발견됐다. 이 두개골에 있는 구멍이 총상의 흔적인지, 부식에 의한 함몰인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발견 당시 유골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어 분류 작업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골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법의학 및 해부학 전문가들이 분류 작업을 해야 하고, 핵 검사 기법으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유전자(DNA) 정보를 모두 추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골이 정확히 몇 구인지 밝히는 작업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유전자 감식 기법이 활용된다. 대퇴골과 두개골, 치아 등에서 DNA를 추출해 30억개에 이르는 유전자 정보를 확보한다. 이후 다른 유전자 정보와 비교해 서로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전남대 법의학교실이 보관하고 있는 5·18 행방불명자 신고를 한 130가족 295명의 혈액을 활용해 5·18 민주화 운동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대 치과대학 법의치과학연구소 윤창륙 교수는 뉴시스에 “유골 분류 작업과 유전자 분석 과정을 고려할 때 정밀감식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23일 합동감식반과 법의학 전문가, 5·18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향후 감식 방향과 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유골들은 법무부가 법 체험 테마파크인 ‘솔로몬로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묘지 개장작업을 하는 도중 발견됐다.
40여구는 합장묘 땅속에 만들어진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나머지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있던 봉분 흙더미에서 발견됐다.
합동조사반은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있던 무연고 사형수 추정 유골 41구에 대해서도 정확한 확인을 위해 나머지 유골들과 함께 국과수에 보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