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후 ‘콩팥이식’ 받으면 암 재발한다는데…“걱정되네”

입력 2019-12-23 10:59 수정 2019-12-23 11:02
신장이식수술 장면. 국민일보db

신장(콩팥) 이식 환자의 암 발생은 옮겨심은 콩팥 기능과 환자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주요 원인이다. 이식 후 면역 억제제를 먹게 되면 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장 이식 전 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면 환자는 이식 후 암 발생을 걱정하게 된다.

그런데 신장 이식 전 암 치료를 받았던 환자의 암 재발률은 이식 전 암이 없었던 환자의 암 발생률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치료를 받았던 말기 신부전 투석 환자도 암 재발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신장 이식을 받아도 된다는 얘기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 정병하 교수, 은평성모병원 반태현 교수팀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한승엽, 박우영 교수팀과 함께 지난 50년간 신장이식을 받은 3745명을 대상으로 이식 전 암을 치료받은 환자의 유병률과 이식 후 암 발생률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신장 이식 환자를 연도별로 1969~1998년, 1999~2006년, 2007~2016년 세 군으로 나누고 이식 후 재발 또는 새로운 암 발생 정도를 신장 이식 전 암이 없었던 환자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신장이식 전 암을 치료한 환자는 72명(1.9%)이었다. 시기별로는 1998년까지는 신장이식 전 암 치료를 한 환자는 없었으며 1999~2006년 1.1%, 2007~2016년 4.3%로 최근 10년 동안 증가폭이 높았다.

이식 전 발병한 암의 종류는 1999~2006년 방광암, 간암, 위암에서 2007~2016년 갑상선암(29.2%)과 신장암(18.1%)으로 변화했다.

이식 후 암 재발률은 이식 전 암이 없던 환자의 암 발생률과 비교했을 때 각각 4.2% 대 6.9%로 차이가 없었다.

양철우 교수는 23일 “요즘 투석치료를 장기간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가 늘면서 암 발생이 증가 추세이고, 이런 환자들이 이식을 받기 위해 외래로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식 전 암 치료를 받은 환자도 이식 후 암 재발률이 높지 않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