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에서 누수로 인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서울 여의도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서울 영등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7시 2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지하보도 공사장에서 지반이 붕괴돼 현장에 있던 작업자 A씨(54)씨가 2.5~3m 깊이의 지하로 추락했다. 붕괴로 인한 낙하물에 신체 절반 가량이 매몰된 A씨는 오전 9시쯤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구청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지점의 지하에 매립된 상수도관에서 누수가 확인됐다”며 “이 때문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공사는 여의도역과 여의도서울국제금융센터(IFC)까지 이어진 지하보도를 내년 개점 예정인 신축건물 여의도 파크원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지난 21일 오후 2시쯤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신축공사 현장 옆 차로에서 20~30m 정도의 구간의 지반이 주저앉거나 균열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역시 ‘흙막이벽’에 난 구멍으로 누수가 생기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현장 옆에선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건물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양시는 부실한 흙막이벽 보수를 마치는 대로 도로 복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석동 일대에선 2년 전 비슷한 현상이 수차례 발생한 바 있다. 이 지역에선 지난 2017년 2월과 4월 네 차례에 걸쳐 도로 균열과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하거나 지하수가 유출된 바 있다. 시 당국은 올해 초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땅 꺼짐 현상이 예상되는 21곳에 대한 지반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