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정의당 트윗 논란에 “심상정 때리기는 본질훼손”

입력 2019-12-22 16:08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 한국원자력안전재단 국정감사에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당 트윗 논란에 “계속된 심상정 때리기는 본말전도”라며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돈 대주고 몸 대주는’이라는 표현으로 논란을 빚은 정의당의 트위터를 언급하며 “진의가 무엇이었든 분명히 잘못된 표현을 했다”면서도 “그런데 ‘몸 대주는’이라는 말만 보면 공지영 작가의 오독처럼 성적인 것을 연상할 수 있지만, 원문을 보면 ‘패권주의’와 연결된다. 문맥상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위비 부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서 한국군의 해외 파병 요청까지 하는 미국의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돈 대주고’는 분담금도 올려주고, ‘몸 대주는’은 ‘해외 파병도 증원하는’이란 맥락에서 사용한 것으로 읽힌다”며 “심상정 때리기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중요한 문제의식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부적절한 표현을 했지만, 트윗의 본질까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20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공수처법ㆍ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번 협상에서 작년 대비 (방위비) 증액을 5배나 요구해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미국 의회조차 트럼프에 대해 ‘미군이 한국의 용병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게 본질이다”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자유한국당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은 미국의 부당한 방위비 분담 요구에 대해 10개월도 더 전인 지난 2월 초 성명서 한 장 달랑 낸 것이 전부”라며 “국익에 직결된 문제에 1년 가까이 침묵하는 제1야당의 무책임하고 비겁한 태도가 심 대표의 부적절한 표현보다 더 큰 문제다. 제1야당이라면 ‘올바른 정치언어’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지만, 미국의 일방주의와 국익에 대한 책임 있는 접근은 그 이상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 의원의 글을 비판하고 있다. ‘본질론’으로 정의당의 부적절한 트윗을 감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이 의원의 글에 “심 의원이 비난받아 맘이 아프신가. 심 의원이 여성의원이자 진보적 성향임에도 성적 비하의 의미를 떠올리는 단어를 썼기에 비판받는 것”이라고 반박하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도 “문 대통령님 말씀처럼 ‘태도가 본질’이듯이, 무심코 튀어나온 ‘반복된 언어습관은 그 사람 사고의 본질’인듯 생각한다”고 적었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 20일 부적절한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의당 트위터를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쳐

정의당은 지난 20일 트위터 한·미 방위비분담금 5차 협상에서 미국이 보여준 태도를 비판하며 “한국은 미국의 패권을 위해 돈 대주고 몸 대주는 속국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돈 대주고 몸 대주는’이란 표현이 성인지 감수성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러한 표현이 여성 정책을 중요시하는 정의당의 이미지와 정반대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의당은 트위터에 “오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모두발언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며 “이에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해당 표현을 삭제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