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았고, 올해의 부진을 만회할만큼 내년 상황을 낙관할 수도 없는 탓에 인건비 절감을 통한 군살 빼기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오는 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앞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23일부터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 지난 20일 회사 내부망에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국내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인 직원이다. 내년 1월12일까지 인사팀에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여부가 결정되며 소속 부서장의 결재가 필요없다. 희망 퇴직자에게는 월 기본급과 교통보조비 등 퇴직 위로금 24개월분과 자녀 학자금을 지원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희망퇴직 접수는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2일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경영정상화 과정의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불황과 업계 내 지각변동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대한항공도 최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한 상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중 무역분쟁, 한일관계 개선이 쉽게 안될 듯하다”면서 “국내 환경도 어수선해 내년 성수기도 걱정이다. 비용절감을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한창수 사장 등 임원들의 거취 역시 불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내식 대란’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수천 전 사장에 이어 지난해 9월 취임한 한 사장은 1986년 그룹에 입사해 1988년 아시아나항공 창업 멤버로 참여한 박삼구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되면 ‘새 주인’에 맞는 임원진이 꾸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대해서도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이어 최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앞날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해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의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