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왜 교수님 집에 가야 하죠?” “치마 싫어요” 익명 고발글

입력 2019-12-22 13:43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충북 충주 소재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가 갑질, 성희롱 의혹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 제보를 토대로 자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이 대학 학생 휴게시설 게시판에 90여개의 ‘고발 쪽지글(포스트잇)’이 지난 20일 등장했다. A 교수의 부적절한 행동을 폭로하는 내용이었다.

쪽지글 작성자들은 A 교수의 갑질 및 성희롱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을 적었다. ‘치마 입기 싫어요. 바지 입을래요’ ‘너희는 예쁘니까 괜찮아’ ‘제가 왜 교수님 집에 가야 하죠?’ ‘엉덩이 그만 보세요’ 등이다. ‘○○ 얘기 이제 그만’ ‘엥? ○○요? 저랑 교수님이요?’ 등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일부는 ‘일하면서 해 뜨는 거 이제 보기 싫어요’ ‘저희도 새벽에 잠자고 싶습니다’ 등 A 교수의 갑질을 고발했다.

대학본부는 게시물이 있던 자리에 안내문을 붙여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익명 고발서는 조사에 활용하기 위해 대학 기획처 기획예산팀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제보를 접수할 계획이다. 게시물 최초 게시자 또는 게시자의 연락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익명 고발 형식으로는 구체적 사실관계 파악이 어려워 행정 절차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 대응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내 커뮤니티 대화방에는 “학교에 제보할 바에 교육부에 제보하겠다” “과연 저게 증거 보존일까” 등의 글이 게시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