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이동노동자 쉼터’, 맞춤형 복지공간으로 출발

입력 2019-12-22 13:08

경남 창원에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쉼터가 문을 열었다.

경남도는 지난 20일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골든타워빌딩 2층에 ‘이동노동자 쉼터’를 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동노동자 쉼터는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의 최대 집결지인 상남동 고인돌사거리 근처 상가건물에 자리 잡았다.

쉼터는 260㎡ 규모로 휴게공간, 교육장, 상담실, 사무실로 구성돼 있으며 휴대폰충전기, 마사지기기, 안마기, 컴퓨터 등을 비치하고 있다. 특히 여성 노동자를 위한 전용 휴게실을 마련해 모든 이동노동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쉼터는 오후 3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운영하며 이동노동자들이 호출 등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쉼터는 앞으로 건강·금융·법률·취업상담은 물론 전직 지원 상담, 대리운전교실, 인문학 강좌 등을 개설해 교육, 상담, 기타 복지프로그램 등 노동자에 대한 종합복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경남도는 이동노동자 쉼터 조성을 도정 4개년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지난해부터 쉼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경남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남의 이동노동 종사자는 1만여 명 이상으로 주로 40~50대 비율이 높고 주로 위탁계약을 통해 종사하고 있다.

특히 75% 이상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업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 등은 월평균 24~25일을 근무하고 1일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의 경우에는 1일 평균 식사 및 휴식시간이 1시간에도 미치지 못하고 휴일근무의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과 사고위협에도 노출되어 있지만, 산재·고용보험 등 4대 보험 가입률은 타 직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원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역지부장은 “늘 더위, 추위와 싸워야 하는 이동노동자로서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며 “지금까지 아무런 지원이 없었던 이동노동자들에게 경남도와 창원시가 손을 내밀어줘서 희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수 지사는 “겨울의 문턱에 쉼터가 개소되어 잠시나마 노동자 분들의 추위를 녹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쉼터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이동노동자를 위한 종합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