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에 불 붙였다” 33명 사상 광주 모텔 방화 용의자 긴급체포

입력 2019-12-22 09:58 수정 2019-12-22 13:55
22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모텔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39)씨가 해당 모텔에 투숙하기 위해 길을 지나는 모습. 2019.12.22. 연합뉴스

휴일 새벽 30대 남자가 라이터로 모텔에 불을 질러 1명이 숨지는 등 33명의 사상자를 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새벽 5시45분쯤 광주 두암동 한 모텔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33명 중 1명이 숨지고 32명이 유독가스를 마시거나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중상 8명, 심정지 2명, 경상 22명 등으로 이중 10여명이 심폐소생술을 받은 응급환자로 파악됐다.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으나 3층 객실에서 시작된 불로 휴일 새벽 깊게 잠든 위층 투숙객들이 신속히 빠져나오지 못해 피해가 컸다.

4~5층의 투숙객들은 연기가 가득 차자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는 등 탈출을 시도하다가 크게 다쳤다.

중상자와 부상자는 인근 병원 8곳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난 모텔은 5층 규모로 32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경찰은 3층 객실에 라이터로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로 김모(39)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방화용의자인 김씨는 이날 투숙한 3층 객실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소방장비 40여대와 21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진화·인명구조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발화지점인 3층 객실이 침대와 가구 등이 모두 불에 탄 사실 등을 토대로 김씨의 행방을 뒤쫓아 병원에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모텔에서 확보한 CCTV와 김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혼자 모텔에 투숙한 김씨는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 등으로 덮고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방화 동기를 조사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