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29)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은 나름 의미있다. 2020시즌 FA 시장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는 지난 20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16억원, 매년 연봉 6억원 등 총액 40억에 오지환과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최고액 계약이다. 한화 이글스와 39억원에 계약한 정우람(34)의 금액을 1억원 넘어섰다.
오지환은 경기고를 졸업한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줄곧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11시즌 동안 120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4047타수 1057안타) 103홈런 530타점 188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34경기에 출전해 119안타, 9홈런, 타율 0.252를 기록했다. 실책 12개, 삼진 113개였다.
오지환의 계약을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비슷한 포지션의 FA가 2명이 있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안치홍(29)과 김선빈(30)이다.
우선 같은 유격수 포지션인 김선빈이 있다. 화순고를 졸업한 2008년 통산 1035경기에 출전해 973안타, 23개 홈런, 타율 0.300을 기록하고 있다. 실책은 107개다.
올 시즌에는 121경기에 출전해 115안타, 3홈런, 타율 0.292다. 실책은 10개, 삼진은 26개다. 모든 지표가 오지환보다 좋다. 또 유격수를 필요로 하는 팀들이 제법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김선빈이 이적하게 될 경우 오지환의 계약 조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KIA와 김선빈 모두 잔류 쪽에 우선점을 두고 있어 이럴 경우 오지환과 엇비슷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KIA에는 또 한명의 프랜차이즈 스타 FA가 있다. 안치홍이다. 서울고를 졸업한 2009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 선수다.
통산 1124경기에 출전해 1176안타, 홈런 100개, 타율 0.300을 기록 중이다. 삼진 639개, 실책 89개다.
올 시즌에는 105경기에 출전해 114안타, 홈런 5개, 타율 0.315였다. 실책 11개, 삼진 37개다. 홈런 갯수가 뚝 떨어졌지만, 객관적 지표는 오지환보다 낫다. 그러나 2루수로서의 수비력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게 약점이다. 두 선수가 오지환의 계약 조건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한명의 프랜차이즈 스타 FA가 롯데 자이언츠가 있다. 전준우(33)다. 건국대를 졸업한 2008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했다. 통산 1071경기에 출전해 1166안타, 홈런 135개, 타율 0.294를 기록 중이다. 삼진 714개, 실책 32개다.
그리고 올 시즌 141경기에 출전해 164안타, 홈런 22개, 타율 0.301을 기록했다. 삼진 71개, 실책 4개였다. 공격 지표만 놓고 보면 4인방 중 가장 낫다. 우타 거포를 찾기 쉽지 않은 KBO리그에서 전준우의 값어치는 높다.
문제는 수비력이다. 공식적인 기록보다는 보이지 않는 실책이 문제다. 롯데도 1루수 기용을 고민하고 있다. 분위기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