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공부해야” 박원순, 부동산으로 연일 한국당 때리기

입력 2019-12-21 15:15 수정 2019-12-21 16:29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동산 문제를 앞세워 연일 자유한국당을 상대로 날을 세우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5일부터 거의 매일 페이스북 게시물, 토론회, 방송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 정책에 관한 발언을 이어 갔다. 특히 현 부동산 문제의 책임이 과거 여당이었던 한국당에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시장은 15일 페이스북 게시물과 17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부동산 국민공유제와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주장하며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과거 보수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인 18일에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종합부동산세를 3배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도 과거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가 현재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한국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20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인터뷰에서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적한 황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황 대표의 인식은 과거 토건 시대에 머물러 있다. 공부 좀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부동산 업계는 박 시장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재개발과 재건축을 틀어막아 현재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그 근거로 2017년 기준 서울 주택보급률이 96%를 기록해 전국 평균(103%)을 밑돌고, 자가보유율은 박 시장 취임 전인 2010년 51%에서 2017년 48%로 떨어진 점을 든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집값 상승의 책임을 박 시장에게 돌렸다. 또, 19일 박 시장이 지난해 8월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기사를 공유한 뒤 “본인 과오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서울 서초을)도 19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제1원흉은 박 시장”이라며 “종부세 3배 인상 주장은 ‘대통령병’에 걸린 한 정치인의 국민 편가르기”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공급 측면의 문제는 없다”면서 공급 물량이 소수에게 돌아가는 게 문제라고 반박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서울 시내 주택은 4만4000호가 공급됐고, 올해와 내년에도 4만호 이상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실수요에 대응하는 공급 물량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답보 상태인 대선후보 지지도를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정치적 고려에서 하는 발언은 아니다”며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평소 갖고 있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론을 밝힌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는 조만간 자체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