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도시 전체에 걸쳐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 등 큰 규모의 하천이 4개나 흐른다. 서울의 유일한 자연형 호수로 꼽히는 석촌호수와 희귀조류를 감상할 수 있는 탄천생태경관보전지역도 있다.
송파구는 이같은 좋은 자연환경을 활용해 구민 삶의 질을 높여 줄 송파둘레길 조성을 시작했다.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4개 하천을 잇는 약 21.2㎞ 길이의 순환형 둘레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1코스 성내천길, 2코스 장지천길, 3코스 탄천길, 4코스 한강길로 이뤄졌다.
성내천길은 ‘성내천 벚꽃길’이 테마다. 도시경관과 농촌 풍경이 공존하는 이점을 살려 야생화단지 및 벼농사 체험공간, 가로숲 등 다양한 건강휴식길로 조성 중이다. 장지천길은 ‘숲 속 푸른길’로 꾸며진다. 숲의 향기와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으로 은하수실, 유아숲체험원, 글마루도서관과 연계한 프로그램 추진 등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탄천길은 ‘도심 속 생태길’이다. 탄천생태경관보전지역을 끼고 있어 철새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흰목물떼새를 만날 수 있다. 산책로, 전망대 등을 설치해 계절의 변화와 잘 보존된 생태경관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한강길은 ‘청춘 한강길’이 주제다. 휴식과 레저 중심인 한강공원구간인 점을 고려해 성내천과 한강의 합수부 지점에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 구간을 완주하는 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다.
송파구는 민선 7기 역점사업인 둘레길 조성을 위해 2021년까지 42개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1단계 사업으로 성내천 벼농사체험장 조성, 장지천 산책로 정비, 성내천 물빛 카페 조성 등 33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민들이 헌정한 나무로 둘레길 곳곳을 꾸미기 위해 사전신청을 받았는데 당초 목표였던 200주가 2주 만에 마감될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다. 지난 10월 21일에는 성내천 물소리광장에서 주민헌수식을 가졌다.
송파둘레길 조성사업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구민 삶의 질을 높여 줄 생태적인 사회간접자본(SOC)을 조성하고 나아가 지역경제활성화로 이어지는 1석 3조의 사업이다. 이 사업은 송파의 놀이, 문화, 먹거리, 쇼핑 등 주요 자원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석촌호수와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잠실운동장, 가락시장, 올림픽공원, 풍납토성을 큰 지점으로 삼아 둘레길에서 근처 명소로 이용자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게 설계됐다. 또 주변 맛집과 명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둘레길 구간 중 많은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성내천 산책로’와 ‘장지공원 입구 광장’에는 무인관광안내시스템(키오스크)을 설치했다.
앞으로 교육 및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성내천 물빛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통시장이나 송리단길 등 골목 상권과도 연계해 둘레길 효과가 지역 곳곳에 파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22일 “송파둘레길은 송파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사통팔달 무장애둘레길”이라며 “구간마다 이용객의 발길을 끄는 특화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지역자원과 연계해 놀이, 문화, 먹거리, 쇼핑 등 송파의 주요자원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