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10대 소녀들의 설득에 자살하려던 남자 목숨 구해

입력 2019-12-21 18:00
10소녀 5명이 지난 5일 농구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도중 자살을 시도하는 남성을 구했다. ABC뉴스 캡쳐

미국의 10대 소녀 5명이 자살을 시도하려는 한 남성을 구했다.

미국 ABC뉴스는 “12살부터 14살 사이의 소녀 5명, 앨러나 오즈비, 아냐 그레이브스, 디오니크 레이놀즈, 지마리아 잭슨, 맥킨나 로빈슨이 지난 5일 철제 밧줄에 목을 매 목숨을 끊으려는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 소녀들의 농구팀 감독 비키 몽고메리가 이 사실을 알렸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몽고메리의 설명에 따르면 소녀들은 5일 농구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존스브로 애니 캠프 주니어 하이 스쿨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리를 막 건널 무렵 밧줄에 목을 매려는 한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그 남성을 소녀들을 향해 “모두 행복하게 사세요”라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깜짝 놀란 소녀들은 즉시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했습니다. 이어 구급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남성과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몽고메리 코치는 “학생들이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남성에게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이 다리에서 떨어지려는 남성을 제지하고 있다. ABC뉴스 캡쳐

학생들의 노력은 빛을 발했습니다. 남성은 목숨을 끊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신원과 상태는 밝힐 수 없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부상자가 없었다. 그리고 그를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밝혔습니다.

몽고메리는 ABC뉴스에 “학생들이 처음에는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 얘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날 다른 코치가 저한테 와서 ‘너희 팀 선수들이 지난밤 한 남자의 생명을 구했어’라고 말해줬다. 그때 알게 됐다”라며 “학생들은 절대 대중매체의 관심 때문에 생명을 구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생면부지인 사람을 진심으로 걱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성의 목숨을 구한 소녀 중 일부도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소녀들이 이번 사건으로 어른 대부분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샐리 스미스 존스보로 경찰 대변인도 ABC뉴스에 “학생들이 주의를 환기했기 때문에 그 남성이 살 수 있었다”며 “우리가 평범하지 않은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면, 항상 무언가를 말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