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올해 한국서 부품 13조원 구매…내년에도 확대 추진

입력 2019-12-20 16:20 수정 2019-12-20 16:31
칼 송(Karl Song)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왼쪽)과 멍 샤오윈(Shawn Meng) 한국화웨이 지사장. 한국화웨이 제공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한국에서의 부품 구매를 지난해보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생산에 차질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내년에도 한국 투자와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칼 송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과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 호텔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요 성과와 한국 시장에서의 협력 계획을 공개했다. 멍 샤오윈 지사장은 “5G 상용화에도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있고, 한국 구매액이 올해 1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화웨이가 밝힌 국내 부품 구매액인 106억달러(12조원)보다 증가한 수치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반도체·부품 기업과 중소기업 등과 꾸준히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칼 송 사장은 “미국은 갈수록 폐쇄적인 경향을 보이는데, 한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게 기회”라며 “한국에서의 구매계획을 확대할 것이며, 한국 디지털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5G 관련 전 세계에서 60여건의 상용 계약을 체결했고 기지국 40만대 이상을 납품했다”며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를 통해 기지국을 1만8000대 공급해 LG유플러스가 5G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내년 5G 28㎓ 대역, SA(단독모드) 장비에서도 LG유플러스를 비롯한 국내 통신사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영업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멍 샤오윈 지사장은 “한국 고객사는 요구하는 기술 기준이 높아 제품 품질로 믿음을 드리려고 한다”며 “28㎓ 대역폭 장비·SA 장비도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언제든지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내년 28㎓ 대역 상용화 등을 앞두고 있는 한국 시장이 글로벌 공급체인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내 인식 개선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R&D 센터 구축에 대한 검토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화웨이는 2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2019 한국화웨이 미디어 오찬회’를 개최하고, 올 한 해의 주요 비즈니스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화웨이 제공

칼 송 사장은 “5월부터 화웨이가 거래제한 명단에 포함된 뒤에도 제품 출하나 납품을 멈춘 적이 없다”며 “미국의 제재 이슈에도 화웨이를 선택한다면 그만큼의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는 연말까지 약 60만대 이상, 내년까지 총 150만대 이상 5G 기지국을 공급할 계획도 밝혔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원인에 대해 칼 송 사장은 “미국이 기술 패권을 잃을까 하는 불안감이 반영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국가 보안을 이유로 압박하지만 이는 추후 신기술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할까 우려된다는 이유이지 국가 보안과는 전혀 관련 없다”며 “기술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