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채식으로 2살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미국인 부부가 1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19일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생후 18개월 아들에게 생과일과 채소 등만 먹이다 결국 아사하게 만든 라이언(30)과 셰이라 오레이(35) 부부가 아동학대 및 아동방치 혐의로 이날 법정에 섰다.
앞서 이 부부는 지난 9월 말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당시 숨진 아이의 몸무게는 7.7㎏으로, 생후 7개월 전후의 신생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검 결과 아이의 사인은 극단적인 식단으로 인한 아사였다.
조사에 따르면 오레이 부부는 아이를 집에서 출산한 뒤 단 한 번도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게 한 적이 없었으며 아이가 출생한 직후부터 채식 식단을 먹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레이 부부에게는 숨진 아이 외에도 각각 3세와 10세가 된 자녀 2명이 더 있었는데, 이들 역시 극심한 영양실조 및 학대에 노출돼 있었다.
셰이라 오레이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사망하기 일주일 전부터 모유 이외에 다른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이가 나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입맛이 없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채식주의자인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주로 망고와 바나나, 람부탄(열대과일의 하나)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먹였다”고 고백했다.
수사당국은 이들 부부를 1급 살인과 아동학대 및 아동방치 혐의로 기소했으며, 다른 자녀들은 보호시설로 옮겨 부모와의 접촉을 금지했다.
셰이라 오레이의 변호인은 “아이가 본래 작은 몸집으로 태어난 데다 숨지기 6개월 전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사망의 책임이 전적으로 피고인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레이 부부의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