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로축구팀 리버풀이 욱일기 이미지가 포함된 영상을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해 한국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도쿄 81 : 토모, 지코 그리고 클럽월드컵’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 섬네일에는 어둡게 처리된 욱일 문양이 배경으로 사용됐다.
문제의 영상은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브라질 플라멩구와의 인터콘티넨탈컵(도요타컵) 관련 내용이다. 인터콘티넨탈컵은 현재 리버풀이 결승전에 진출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의 전신격인 대회로, 당시 경기 장소가 일본 도쿄였기 때문에 일본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욱일 문양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전날 발표된 일본 국가대표팀의 미나미노 타쿠미(레드불 잘츠부르크) 영입과 맞물려 더욱 가중됐다. 일본 선수 영입 시 욱일 문양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홈페이지에서 해당 영상은 미나미노의 입단 인터뷰 바로 우측에 배치됐다.
리버풀은 욱일기 관련 논란으로 여러차례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다. 2018년 리버풀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는 욱일기 문신을 공개했다가 한국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나비 케이타 측은 구단과 함께 “의미를 모르고 새겼던 문신이었다. 스스로 역사적 배경을 공부하고 고민한 끝에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뒤 새로운 문신으로 욱일기 문신을 덮었다. 리버풀의 23세 이하(U-23) 골키퍼 샤멀 조지의 경우 2018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욱일 문양이 그려진 모자를 쓴 사진을 SNS에 게재해 한국팬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 같은 논란이 있을 때마다 국내 리버풀 공식 서포터즈 ‘더 콥스’를 비롯해 한국팬들은 리버풀에 여러 경로를 통해 항의해왔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리버풀 측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서 리버풀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문제가 됐던 영상 섬네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논란 직후 영상은 잠시 잠금 조치됐다가 평범한 경기 장면으로 수정된 섬네일과 함께 재등록됐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