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이겨낸 9살 소년, 눈물의 마지막 항생제(영상)

입력 2019-12-20 11:30 수정 2019-12-20 11:34
스티븐 코터(9)가 식탁에 놓여 있는 약병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좌) 코터가 3년 간의 투병생활을 끝내는 마지막 항생제 한 알을 먹고 있다.(우) 에쉴리 코터 페이스북 캡쳐

수많은 약병이 식탁을 가득 채웠습니다. 한 소년이 많은 약통을 보면서 슬픈 눈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애써 참아보려 했던 눈물이 소년의 두 뺨을 타고 흘렀습니다. 소년은 눈물을 닦고 항생제를 삼킵니다. 그러자 단짝친구와 친동생은 환호하고 아버지는 소년을 꼭 끌어안아 줍니다. 소년의 사연은 무엇일까요.

미국 오클라호마에 거주하는 스티븐 코터(9)는 2016년 8월 고위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통스러운 화학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약통은 하나둘씩 쌓여 갔습니다. 하지만 코터는 오랜 시간 동안 씩씩하게 버티며 암과 싸웠습니다. 마침내 지난 14일 3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긴 투병 생활을 끝낼 마지막 한 알이 남았습니다. 부모님은 코터가 그동안 먹은 항생제 약통을 모두 식탁 위에 올려두었는데, 세어 보니 60통이 넘었습니다. 마지막 한 알을 앞둔 코터는 만감이 교차한 듯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코터가 항생제를 먹고 투병생활을 끝내자 단짝 친구와 친동생이 기뻐하고 있다.(좌) 아버지가 3년간 씩씩하게 투병생활을 이어온 코터를 안아주고 있다.(우) 에쉴리 코터 페이스북 캡쳐

아버지가 코터에게 마지막 항생제를 건네주었습니다. 코터는 두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고 마지막 한 알을 삼켰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친동생과 단짝 친구는 환호했습니다. 코터도 의자 위에 올라서서 두 팔을 번쩍 들었죠.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어머니를 향해 승리의 브이를 펼쳐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포터를 꼭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어머니 애쉴리 코터는 아들이 마지막 항생제를 먹는 모습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녀는 영상에 “하느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기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라며 “비록 영상에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 느낌을 여러분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글을 덧붙였습니다.

이 영상을 네티즌들은 “3년 동안 정말 고생했다”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병인데 정말 대단하다”며 축하했습니다. “코터를 보고 나도 열심히 싸워보겠다”는 댓글로 있었습니다.
코터가 지난 3년 동안 먹은 약병이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 60통이 넘는다.(좌) 코터가 마지막 항생제를 먹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우) 애쉴리 코터 페이스북 캡쳐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