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위 리버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제국주의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를 홈페이지에 노출해 항의를 받고 수정했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을 영입하라는 리버풀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중에 벌어진 일이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각) 홈페이지에 1981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브라질 플라멩구와 대결했던 인터컨티넨탈컵 결승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게재했다. 인터컨티넨탈컵은 클럽월드컵의 전신으로, 일본 자동차 회사인 스폰서 명칭에 따라 도요타컵으로 불렸던 대회다. 리버풀은 도요타컵을 포함한 클럽월드컵 결승에 세 차례 진출했다. 1981년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고, 플라멩구에 0대 3으로 졌던 해다.
문제는 이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발생했다. 썸네일 이미지로 ‘욱일기’를 사용했다. 유럽 축구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손흥민에 대한 영입을 요구가 리버풀 팬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을 때, 구단은 지난 19일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미나미노 타쿠미(24·잘츠부르크)를 영입해 아시아 축구팬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리버풀 홈페이지에서 ‘욱일기’를 목격한 한국 축구팬들은 즉각 항의했고, 구단은 ‘욱일기’를 뺀 썸네일로 수정했다.
미나미노는 전 소속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23)과 함께 뛰었던 미드필더다. 리버풀 입단을 확정한 미나미노는 “최고의 클럽 리버풀에 입단해 영광”이라며 “잘츠부르크를 영원히 마음속에 남겨둘 것이다. 잘츠부르크에서 선수만이 아닌 인간으로도 성장했다. 동료, 코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것들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결승으로 진출했다. 오는 22일 오전 2시30분 카타르 도하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남미 챔피언 플라멩구와 우승을 놓고 싸운다. 리버풀의 입장에선 38년 전의 설욕전이 됐다. 리버풀은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