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한·미·일 동맹은 비건설적…러·중 군사동맹 추구 안해”

입력 2019-12-20 09: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미·일 군사동맹은 건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하면서도 러시아와 중국 간 군사동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일본·한국 대 러시아·중국 간 진영 대결에 대한 질문에 “동아시아에서 미국, 일본, 한국 등이 군사동맹을 맺으려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이는 비건설적이며 아무런 좋은 결과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지 않으며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푸틴은 러-중 간 긴밀해지는 국방 분야 협력과 관련, 러시아가 중국의 미사일 공격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음을 인정했지만 이는 순전히 방어적 성격의 시스템이라고 선을 그었다.

푸틴은 “중국은 스스로 미사일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도움으로 더 빨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조기경보시스템은 전략적 파트너(중국)의 국방력에 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러시아와 중국 관계에서 이뤄진 성취의 핵심은 협력에 관한 수치 또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두 나라 사이에 전례 없는 수준의 신뢰가 구축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분명히 국제 안정, 특히 국제법에 따른 원칙과 다극 세계 구축을 보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사일 공격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이 공격 무기가 아니라 방어 무기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이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밖에 없다고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푸틴은 미국이 남쿠릴열도를 포함한 일본 영토에 공격용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

그는 “미국 미사일 배치 얘기가 일본과 미국 등에서 나오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쿠릴열도에 미국의 새로운 공격 시스템(미사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현재 실효 지배 중인 남쿠릴열도 4개 섬을 일본에 넘겨줬을 때 이 지역에 미국의 공격용 미사일이 배치될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가 일본과의 영토 협상에서 이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