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스파크로 옷 타버린 여중생, 군청 늑장대처 ‘분통’

입력 2019-12-19 17:22
MBC 뉴스데스크 캡처

“감전사로 사망하거나 큰일이 벌어져야만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인지….”

지난 13일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전봇대 옆을 지나가던 여중생이 인도 쪽으로 늘어진 전선에 의해 입고 있던 옷이 타버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학생측은 즉각 군청에 해당 사실을 알렸으나 6일이나 지난 18일에야 보수가 완료돼 늑장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전선은 2년전 군청에서 LED 보안등을 달면서 추가로 연결해놓은 것인데 전선이 전열기 박스에서 뽑혀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늘어져 있던 220V 전압선 끝부분이 인도 쪽을 향해 있다가 이물질이 닿자 불꽃이 일어난 것이다.

피해를 입은 여중생은 또 다른 사고가 생길 것을 대비해 지난 13일 곧바로 한국전력공사와 군청에 신고했지만 전선은 6일이 지난 후에야 보수가 진행됐다.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18일 현장에서 만난 시공업체는 한시간 만에 보수를 끝냈다.

군청 담당자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열기 박스에 꽂혀 있던 전선이 자연적으로 뽑힐 수는 없기 때문에 누군가 물리적인 힘으로 뽑은 것 같다”며 “언제부터 뽑혀있었는지 알 수 없으나 인근 CCTV로 원인 분석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 중학생 부모의 민원 전화를 받은 당일, 당직자가 현장에 나가 확인 후 진료 및 보험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 부모는 군청 게시판에 “금요일(13일)에 사고가 발생하고 곧바로 신고했는데 월요일이 돼서야 업체를 부른다고 했다”며 안전 불감증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이어 “당직자가 모두 퇴근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 것을 재차 오라고 말해 겨우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딸에게 청심환을 먹였는데도 이틀째 자다 깨서 운다”고 토로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