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발렌베리家 회장과 회동…AI·5G 등 핵심사업 논의

입력 2019-12-19 16:3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Wallenberg) 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만났다.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킹을 지속해온 이 부회장은 발렌베리 회장과의 만남을 통해 경영 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한국-스웨덴 비즈니스 서밋’ 참석차 방한한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오너이자 SEB(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 대표인 발렌베리 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5G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신사업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발렌베리 회장은 행사에서 마련된 특별 세션에 참석해 ‘디지털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협력’이란 주제로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양국 기업의 협력 분야로 5G와 AI, 자율시스템 등 신기술과 스마트시티, 친환경개발, 제약, 방산 분야 등을 들었다.

발렌베리 가문은 1856년 SEB를 창업해 160여년 동안 5대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 아래 에릭슨과 일렉트로룩스, 발전사인 ABB,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등을 두고 있다.

삼성과 발렌베리 그룹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사업 영역 등에서 유사점이 많다. 삼성은 발렌베리 가문과 200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 이건희 회장은 2003년 스웨덴 출장 시에 발렌베리재단의 고(故) 페테르 발렌베리 이사장과 발렌베리 SEB 회장 등을 만나 기업 경영 시스템과 사회복지사업 등 사회환원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2년에는 방한한 발렌베리 SEB 회장 일행을 리움미술관으로 초청해 만찬을 가지기도 했다. 2013년엔 이 부회장의 지시로 삼성전자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별도 전담팀을 구성해 발렌베리그룹의 지배구조와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만남은 삼성이 노조 와해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로서 자칫 동요할 수 있는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글로벌 주요 기업인과 국가 원수들을 만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왔다. 이 부회장이 만난 인사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아부다비 왕세제, 인도 모디 총리,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