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못 걷는다 했지만…” 27살 다운증후군 청년의 선거 도전기

입력 2019-12-19 15:40
AP연합뉴스

다운증후군을 앓는 20대 페루 청년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페루에 사는 스물일곱살 청년 브라이안 러셀이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그는 내년 1월 26일에 치러지는 페루 의회 선거에 페루국가당 후보로 출마한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발달이 느려지고 심장질환이나 호흡·청력 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러셀은 어린 시절 의사로부터 “걷는 것조차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부모님의 아낌없는 사랑과 지지 속에 밝게 자랐다. 러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 같은 사람들도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며 “패러다임을 깨기 위해 정치에 도전했다”는 계기를 밝혔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이어 “발달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도 얼마든지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나는 깨끗하고 정직하고 투명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세계다운증후군재단에 따르면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러셀이 처음이다. 2013년 스페인에서 앙헬라 바치예르가 시 의회에 진출한 적 있으나, 선거를 통해서가 아닌 전임자의 사퇴로 자리를 물려받은 경우다.

미셸 위튼 재단 대표는 “러셀의 출마 소식은 정말 기쁜 일”일며 “정부를 포함해 사회 모든 분야에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